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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말자

 나는 어릴 때부터 조급함을 달고 살았다. 특히 공부할 때는, 몇 월 며칠까지 공부를 끝내야 한다는 식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였고, 성인이 되어서도 어떤 계획을 세우든 조급함에 빠져 빨리 무언가를 이뤄내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이런 '조급함' 덕분에 내가 이뤄낸 건 거의 없었다. 원하는 대학에도 가지 못했고, 원하는 자격증도 따지 못했고, 원하는 몸도 만들지 못했다.

 

 올해에도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연초에 내 목표는 다음과 같다.

1. 몸무게 70KG까지 늘리기
2. 6개월 만에 영어 회화 유창하게 구사하기
3.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 찾기
4. 대학원 준비하기
5. 오다리 교정하기
6. 6개월 만에 콧대 스트레칭 해서 좀 더 높은 코 만들기
7. 6월까지 여자친구 만들기
8. 턱걸이 한 번에 25회 하는 몸 만들기
9. 3개월 만에 매력적인 목소리 만들기

 

 저 목표를 세웠을 때 모두 다 이뤄낼 것만 같았다. 책이나 유튜브에서 비슷한 목표를 이뤄낸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서 나도 몇 달 뒤에는 달라져 있겠지 하면서 굉장히 기고만장했었다. 2022년 상반기, 하루하루를 돌아보면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려고 했지만 시간 관리를 정말 못했었다. 최악이었다. 점심시간에는 밥 먹자마자 빈 사무실 소파에 가서 드러누워 자고, 출/퇴근시간에는 팝송이나 유튜브 자기계발 영상을 보곤 했는데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Action Faking에 빠져 진정으로 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단순히 무언가를 한다'는 사실에 기뻐했던 것이다...

(Action Faking에 관련한 내용은 지난 달 블로그에 썼는데, 그 이후 삶에 변화가 확실히 오긴 했다. 아직은 완벽히 Action Faking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는데 전보다는 훨씬 더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하며, 문제가 보인다면 즉시 개선한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스스로를 바라보는 메타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고 있다.)

 일과 후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냥 시간 가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했었다.

 

 무엇보다도 나태함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밤 늦게까지 스마트폰 하다가 아침 늦게 일어나고, 주말에는 늦게 일어난 나 자신을 비난하며 시간을 허비하고, 쓸데없는 통화나 카톡으로 하루에도 몇 시간을 날리기도 하고... 정말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 목표는 거창했지만, 내 삶을 통제할 수 있는 One Thing은 없었던 것이다. 목표만 세우면 이루어진다는 안일한 생각, 매번 다짐하지만 몇 시간만 지나면 사라지는 의욕, 존재하지 않는 내 삶의 우선순위... 나태함이 활개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었고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살아가면서 절대로 쓸데없는 경험은 없다 - 드로우앤드류

 

 완벽히 목표를 이루진 못했지만, 어떤 목표들은 30~40%까지 달성하기도 했다. 오다리가 심하지는 않지만 휘어진 다리가 맘에 안 들었는데, 양치할 때나 갑자기 생각날 때 오다리 스트레칭을 해줬더니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다리가 조금은 올곧아진 것 같다.스피치 연습도 매일 하진 않았지만, 몇 달간 조금씩 발음 연습, 발성 연습을 하다 보니 같이 연습하는 사람들에게 목소리가 매력적으로 변했다는 소리도 들었고 직장 내 다른 상사분께도 목소리가 좋다는 얘기도 들었다! 노력의 강도가 부족하고 게으름을 극복하지 못했을 뿐, 어느 정도의 성과가 있다는 사실은 나를 조금이나마 기분 좋게 해준다. 4번 항목은 포기했다. 나한테 지금 필요한 건 대학원 학위가 아니라, 나를 알아가는 과정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 찾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옳다고 믿는다. 세상에는 다양한 기회가 있고 우리는 멋있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으니까!

 나는 최근 3개월 간 경제적 자유라는 것에 꽂혀 블로그 수익화, 스마트스토어, 창업 등 다양한 강의를 구매하며 들었다.

완강한 강의도 있지만, 블로그 강의는 구매한 지 3개월이 넘었는데 아직도 다 듣지도 못했다... 블로그 강의를 제일 먼저 구매했는데도 말이다! 우선순위가 없이 이것저것 막 하다 보니 생겨버린 결과다.

- 모든 일이 똑같이 중요할 수는 없다. 성공이란 가장 많은 일을 해내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도 아니다. 
- 지나치게 많은 분야에 돈과 노력을 투입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많은 사람들은 불필요한 많은 곳에 투자를 한다.
-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을 알고 있지만, 한 걸음을 내딛었던 모든 사람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한 것은 아니다. 엉뚱한 곳으로 발을 내딛으면 본래 가고 싶었던 곳에서 훨씬 더 먼 곳으로 가게 될 수도 있다. <One Thing>

 

 블로그 수익화 강의 수강 기간이 두 달여밖에 남지 않아 남은 기간 완강하는 것을 One Thing으로 세웠다. 앞서 내가 올해 초에 적었던 목표들은, 기한을 늘리거나 내용을 조금씩 바꾸었다. 무엇보다도 조급증에 빠져 단기간 내에 성취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하루하루 목표 달성을 위해 조금씩이라도 하는 것에 집중할 생각이다. 

 

 2022년이 2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현재 모습은 내가 기대했던 모습과는 일치하지 않지만, 그래도 내가 가고자 했던 방향으로는 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내 삶은 더욱더 발전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1초의 소중함을 알고 살아간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