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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함께 한 6일의 시간

화요일 아침 눈을 떴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첫날은 고열에 시달려 새벽에 일어나서 두통약을 찾고, 속이 울렁거려 변기 앞에 서 있었다. 둘때 날부턴 생전 처음 느껴보는 극심한 인후통에 살기 싫다는 생각까지 해봤다. 인후통이 나으면 달콤한 콜라를 마시는 상상을 했었는데 인후통이 거의 사라진 지금 콜라를 마시고 싶은 생각은 안 든다. 

아팠을 땐 아무 생각도 안 들었지만 몸이 나아지던 토요일 저녁부터 '현실 걱정'이 다시 들기 시작했다. 지금 하고 있는 챌린지 과제들 밀려서 어떡하나, 많이 못 먹어서 그동안 빠진 살과 근육들 어떡하나 하는 걱정들. 

 

내가 참 자기계발을 열심히 해왔다는 생각도 들면서, 한편으로는 너무 나 자신만 바라보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했었다. 이번 코로나는 그걸 알려주기 위해 찾아온 듯하다. 

특히 엄마가 매 끼니를 챙겨주시며 코로나에 좋은 음식을 사오셨고, 덕분에 몸은 정말 아팠지만 따뜻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마음 한편에선 차라리 코로나 안 걸리고 일을 하는 게 더 나았을 거란 생각이 들지만, 그렇게만 생각하면 앓아누웠던 시간 속에서 내가 배운 것들이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너무 광적으로 자기계발에 집착해 왔던 날들이 떠오른다. 무작정 배우는 것만이 정답이고 조급함에 빠져 진정한 one thing을 바라보지 못했던 내 모습. 내가 진정으로 해야 할 것들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하면서 시간을 허비한 날도 많았고 그로 인해 나를 가차없이 비난하기도 했다.

이것고 하고 저것도 하고 정신없이 나아가는 나를 멈춰세우는 시간이었다. 나에게 필요한 건 전진이 아니라 재정비였다. 

미래에 대해 단순히 꿈만 설정하고 나아가는 게 아니라 그 꿈을 위해 어떤 것들을 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검토하고, 나의 하루하루를 목표 달성을 위한 행위들로 채워넣는 것이다. 2023년이 오기 전 잠시 멈춰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이번 휴식 기간에 얻은 깨달음이다.